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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과 밤의 변화가 없는 '아이볼 행성'science 2021. 2. 12. 17:04반응형
태양은 항성을 분류하는 도표인 헤르츠스프룽-러셀도(Hertzsprung-Russell diagram, H-R도) 상의 주계열성 중에서도 이른바 G2 분광형을 지니는 항성이다. 항성이 방출하는 빛의 스펙트럼은 표면의 온도에 의해 크게 좌우되는데, 절대온도 5860K인 태양에 비해 적색왜성인 프록시마 센타우리의 표면 온도는 이보다 훨씬 낮은 약 3040K 정도로서 M5 분광형으로 분류된다.
지구상의 식물의 잎이 초록색인 이유는 광합성을 위해 태양빛의 주요 스펙트럼 파장에 맞춰져 있기 때문인데, 만약에 프록시마b에 고등식물이 살기 위해서는 잎이 검은색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표면 온도가 낮은 모항성 빛의 스펙트럼에 적응하려면 적외선 대역을 포함한 모든 파장의 빛을 조금이라도 더 흡수해야 하기 때문이다.그런데 프록시마b에 고등생명체가 살기 어려운 더욱 큰 문제는 모항성과의 거리가 너무 가까운 탓에 기조력이 대단히 커진다는 데에서 기인한다. 프록시마 센타우리가 태양보다 질량이 작다고 해도 프록시마b의 공전 반지름이 지구의 1/20 정도라면, 기조력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날 것으로 추측된다. 모항성에 의한 기조력이 이처럼 커지면 행성은 자체 자전을 사실상 못하게 되어, 마치 항상 같은 면만을 보이면서 지구를 공전하는 달처럼 공전과 자전주기가 같아지는 동주기자전(Synchronous rotation) 행성이 된다.
즉, 지구처럼 낮과 밤이 교대로 찾아오지 않고 조석고정(潮汐固定, Tidal locking)이 되어, 행성의 반쪽에는 영원한 낮이, 나머지 반쪽에는 영원한 밤이 계속된다는 의미이다. 이처럼 조석고정이 된 행성은 반은 얼어붙고 나머지 반은 매우 뜨거울 것이므로, 마치 사람 눈을 닮았을 것이라 해서 일명 ‘아이볼 행성(Eyeball planet)’이라고도 부른다. 트라피스트-1의 외계행성들과 프록시마b를 비롯한 상당수 외계행성이 이러한 아이볼 행성일 것으로 추정된다.일부 과학자들은 낮과 밤이 계속되는 각 반쪽의 경계에 위치한 지역은 쾌적한 온도일 것이므로 그곳에 생명체가 살 수도 있을 것이라 주장하기도 한다. 물론 그런 환경에 맞춰서 고등생명체가 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낮과 밤의 변화가 없는 외계행성을 과연 ‘제2의 지구’라 부를 수 있을지 여러 가지로 의문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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